이제 가서 네 냄새 묻히고 살아. 별이가 어딘가에 뺨을 부빌 때마다 이전 집 집사의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 내 차 앞에서 별이를 그쪽 이동장에서 꺼내 내 이동장에 옮기면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별이와 사는 동안에는 계속 기억이 날 것 같다.
그를 데려온 것만으로 올 한해 사건사고는 끝이어도 상관 없는데 생각해 보니 일이 많았다. 결리는 어깨를 치료하려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가 심장이 커보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흔치 않은 심장내과를 찾아가 기계를 하루 동안 붙이는 등 검사를 받았다.
한편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나서는 어지럼증이 심하게 몰려와 이대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야만 했다. 굉음을 겪으며 엠알아이를 찍고 난 뒤 전정신경염 진단을 받았다. 그렇게 심장과 뇌를 본의 아니게 점검하고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일은 잘 모르겠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했으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어긋난 경우가 좀 있다. 그런저런 일들로 마음 고생을 만만치 않게 했으나 연말로 오면서 그럭저럭 풀려 2021년의 마지막 날, 마음은 꽤 평온하다.
2021년은 여러모로 2020년을 다시 산 느낌이었다. 역시 내가 통제할 수 없으므로 불만도 품지 않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2022년도 2021년을 다시 사는 느낌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