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있었던 일

그러니까 작년 이맘때, 나는 강남으로 찾아가 출판사의 새 편집장을 만났다. 그해 봄, 어찌된 영문인지 편집장이 갑자기 나가면서 내부 승진이 이루어졌으니 새 편집장도 구면이었다. 아무래도 편집장이 바뀌었으니 이미 낸 책과 전 편집장이 나가기 전까지 앞으로 내기로 한 책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지만 당장 급한 건 없었기에 나는 먼저 메일을 보내 6개월 뒤 쯤, 연말에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서 출판사 앞의 어느 카페에서 만났을 때, 새 편집장은 내가 왜 만나자고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고 말했다. 편집장이 바뀌는 시점에서 내 책을 더 이상 내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고, 이를 전 편집장에게 말하고 나가라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전 편집장은 이미 6개월 전 이미 결정되었던 사항을 나에게 전달하지 않고 그냥 퇴사해 버린 것이었다. 그와 퇴사 직전까지 책과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어떤 구석에도 내 책을 출판사가 더 이상 내지 않겠다는 낌새는 알아챌 수가 없었다. 한편 새 편집장은 이미 나에게 이야기가 전달된 줄 알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내가 만나자고 하니 영문을 몰랐던 것이다. 서로 할 말도 없고 더 해서, 커피를 다 마시고 우리는 헤어졌다.

나머지 이야기는 하면 내가 구차해져서 일단 그만 쓰겠다. 하여간 작년 이맘때 그런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