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날, 드디어 번아웃이 왔다. 생각조차 정리할 수가 없어 컴퓨터도 켜지 않았다. 정기 점검을 받은 다음날부터 들어온 엔진 경고등 탓에 열흘 만에 자동차 서비스 센터를 갔다온 것도 확실히 나쁜 영향을 미쳤다.
28일 동안 12건의 마감에 한 달 만에 끝내야 하는 번역 일까지 겹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문제는 적어도 3월 중순까지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으로 지겹고도 괴롭다, 하지만
2월의 마지막 날, 드디어 번아웃이 왔다. 생각조차 정리할 수가 없어 컴퓨터도 켜지 않았다. 정기 점검을 받은 다음날부터 들어온 엔진 경고등 탓에 열흘 만에 자동차 서비스 센터를 갔다온 것도 확실히 나쁜 영향을 미쳤다.
28일 동안 12건의 마감에 한 달 만에 끝내야 하는 번역 일까지 겹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문제는 적어도 3월 중순까지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으로 지겹고도 괴롭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일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는 시기이다. 이런 시기엔 대체로 죽어라 일하지만 보람은 크게 못 느낀다.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도 생각하고, 어딘가 나도 모르는 실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염려한다. 28일까지 밖에 없는 2월 한 달 동안 12건의 마감을 쳐내고 있다. 현관에 둔 고구마가 썩지 않았을까 걱정하면서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아주 취약한 나날들이다.
마음만 있어도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안된다. 그렇다고 마음마저도 없어서 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어려운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희박한 가능성을 헤치고 보장되지 않는 결론을 보기 위해 적어도 어디까지는 가봐야 하므로 대체로 결말은 작고 또 작을지라도 한없이 기적에 가깝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I watch the patchwork farms
Slow fade into the ocean’s arms
And from here they can’t see me stare
The stale taste of recycled air
계획을 세워 놓았던 배색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오늘은 무리해서 뜨개를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여태껏 모자를 뒤집어서 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덕분에 한참을 풀고 백육 십 몇 코를 다시 주워야만 했다. 코를 줍는 시점에서 이미 완성도는 망가진 거나 다름 없지만 그래도 꼭 끝까지 가봐야 한다.
이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제와 같은 날은 정말 자주 오지 않는다. 너무나도 사소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소중한 순간들이 있다. 사소하기 때문에 귀할 수 밖에 없어진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