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버둥

오늘도 밖에 나왔다. 집에서 뒹굴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몇 시에 일어나든 최대한 빨리 밥을 챙겨 먹고 뜨개거리와 책을 챙겨서 나온다. 목표는 일단 500칼로리 소비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발적으로 별도의 운동을 하는 나날은 당분간 절대 찾아올 것 같지 않으므로 몸을 움직이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

내과 선생님은 검사 결과를 보고 거의 신경질을 냈다. 오히려 그가 감정적을 드러내는 게 나에게는 힘들었다. 그 감정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수치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의 육체적인 건강이 요즘 썩 좋지 않지만 어쩌면 수치화하기 힘든 정신적인 건강은 그보다 더 좋지 않다. 정신적인 건강에 맞물려 육체적인 건강도 나빠지는 것이 확실한데 그런 사정을 이야기하기엔 그의 신경질이 너무 빽빽했다. 아니 뭐, 그가 안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생일

눈을 떠보니 고양이는 습식 사료를 먹고 카페트에 토했고 금식 후 주린 배를 움켜쥐고 간 병원에서는 건강이 더 나빠졌다며 의사 선생님이 다그쳐서 뭐라고 제대로 말도 못했다. 여러모로 사면초가의 기분이지만 오늘 하루 만큼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