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에즈라 밀러를 꾹 참고 본 ‘플래시’는 지금까지 나온 DCEU 영화 가운데 가장 영화 같았다. 그냥 만 얼마 내고 두 시간 얼마 동안 시간 때우려고 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DCEU 전체를 놓고 볼 때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면 떠오르는 게 없었다. 나는 저스티스 리그 영화를 먼저 만들어 이들을 출연시키고 ‘오리진 스토리’까지 써버린 것이 DCEU의 패착이라고 본다. 천천히 세워 나갔어야 되는데 너무 성급했다.

한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기대 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멀티버스가 존재하고 무수히 많은 스파이더맨 또한 있다는 설정은 이제 전편 뿐만 아니라 MCU에서도 써버려서 전혀 새롭지 않다. 따라서 스파이더맨 물량공세로 나서기 보다 좀 더 나은 이야기와 전개에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 2D 만화 영화로 얻을 수 있는 시각적 효과는 이번 편에서는 되려 산만했다. 엄청나게 별로고 재미가 없었느냐?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2시간 20분을 끌어나갈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다. 요즘 영화들이 너무 길다. 이런 만화영화라면 1시간 40분이면 충분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