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일을 잘 만들지 않기도 하고 나이를 먹은 만큼 마음의 낯짝이 두꺼워져서 별 생각 없는 척 넘어가기도 곧잘 하는데 이번엔 안 그랬다. 후회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와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생일을 앞두고는 과거를 평소보다 예년보다 많이 떠올렸다. 유치원 시절의 조개전을 비롯해 중학교 때의 계란말이 등 나의 기억 가운데서도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막 떠올랐고 약간 가시밭에 예고 없이 무방비로 내던져지는 느낌을 받았다.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어떤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시나리오를 전력으로 궁리해서 짜내가지고는 머릿속에서 수십 수백 수천 번을 돌려 보고 또 돌려 보기도 한다. 마치 그러면 막기라도 할 수 있었을 것처럼. 하지만 사실 그럴 수조차 없는 일들이 더 많다. 그냥 벌어지는 나쁜 일들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걸 알게 된다고 마음이 아주 많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는 게 웃기고도 서글프지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