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알게 됐는데 근처에 살아서 맥도날드에서 만나 아침을 같이 먹기로 했다. 소시지 에그 맥머핀을 시켰는데 반 정도 먹고 남기는 것을 보았다. 뭐 그거야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닌데… 그 약속을 정한 뒤 같은 날 오후에 영화를 보자고 해서 응하는 바람에 하루에 같은 사람을 두 번 만나게 되었다. 영화는 오후에 시작돼 끝나니 대략 이른 저녁이 되어 있었다. 차를 가져왔다며 같이 가자는 걸 (나는 애초에 잘 모르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싶은 생각도 없으며 백화점에 들러 떨이 반찬을 사다가 간만에 밥을 해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으므로) 혼자 가겠다고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이 사람이 문자를 보내서는 저녁때인데 밥을 먹자는 이야기도 안 하고 가는 게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자기는 사무실에 나가서 일을 했는데 점심을 먹지 않아 배가 고팠다는 것이었다. 아침을 다 먹었다면, 그리고 점심을 챙겨 먹었더라면 당연히 배가 덜 고팠을 것이었는데… 뭐 어떤 이유로든 배가 고팠다면 자기 사정이 이러하니 밥을 같이 먹겠느냐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데 하지 않아 놓고 나에게 그런 걸 생각도 하지 않고 혼자 가버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니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점심을 세 시 넘어 먹어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으며 사실 배가 고팠더라도 그 사람과 저녁까지 같이 먹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럴 사람이면 점심도 같이 먹었겠지. 무슨 의전도 아니고 사람들은 대체 자신이 뭐라고 생각을 하는 걸까?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기분이 나쁠 상황으로 기분이 나쁠 대상에게 기분이 나빠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