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6개월 전에 잡혀 있었던 강연 요청이 열흘 남겨 두고 취소되었다. 오늘 드디어 귀찮음을 무릅쓰고 자료를 만들기 시작하던 차에 메일을 받아서 그저 황당했다. 기왕 취소할 거라면 노동력을 투입하기 전에 알려주지. 하도 이런 일이 많다 보니 실제로 일을 하기 전까지는 안심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요즘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는데, 지난 주에는 단 며칠 내로 광주에 가서 김병현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음식 맛을 보고 평가해줄 수 있느냐는 예능 섭외 비슷한 게 들어왔다. 그저 ‘비슷한 거’인 이유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전국 몇 대 버거를 맛 본 사람 컨셉 같은 걸로 갈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딱 잘라 못한다고 그랬고 촬영 일자는 그렇게 지나갔다.
또 다른 건은 비서울의 라디오 출연이었는데 생방송이고 궁극적으로 대본도 내가 쓸 수 밖에 없는 여건인데, 전화를 걸어 온 작가에게 출연료를 물었더니 피디가 전화할 거라며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열흘이 지났고 방송한다고 한 날짜는 이주일도 안 남았으니… 아마 연락이 오지 않을 것이다.
야구에서는 3할만 쳐도 엄청난 타자 대접을 받는데 프리랜서의 세계에서는 1할만 거래가 성사되어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프리랜서로 살면서 인간을 향한 불신이 늘었다.
왠지 쌓이려는 울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편의점에서 2+1 행사하는 하겐다즈 파인트를 사왔다. 9월에 참았고 10월엔 행사를 안 했으니 이번 달엔 괜찮겠지.